여러분 반갑습니다~!
지금은 라디오시대
일상 속 에피소드, 축하사연, 신청곡을
남겨주세요.
진행: 오진하, 김소영
일시: 월-금 오후 1:00 – 3:00
시청자 참여게시판
사연 & 신청곡입니다^^
Author
대구댁
Date
2021-04-02 11:19
Views
1475
4월 2일- 오늘은 우리 부부에게 참 뜻깊은 날입니다. 결혼기념일이거든요.
결혼식을 올린 건 2006년. 대학 동아리 친구로 처음 만난 건 1994년.
친구에서 연인으로, 또 부부로 함께해온 세월이 27년입니다. 그동안 사연이야 말도 못하죠~
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와 여자, 장남·장녀에, 동갑내기라 만났다 하면 티격태격 자존심 싸움을 지겹도록 했습니다.
프로포즈도 마찬가지였죠. 아무 날도 아닌데 웬일로 이 남자가 제가 가보고 싶다 노래 불렀던,
그러나 들은 척도 안 했던 근사한 레스토랑에 데리고 가는 겁니다.
‘웬일이지? 보너스 탔나? 아님, 뭐 죄졌나?’ 별생각을 다 하는데
남자 왈, “내 찌개 좋아하는 거 알제? 나중에 나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만 있으면 된다”
눈치 없는 저는 속으로 툴툴댔죠. ‘아니 이런 데 와서 왜 분위기 깨게 찌개 얘길 하고 난리야..’
그런데 그 와중에 남친이 ”눈 감아 봐라” 그러는 거예요.
“뜬금없이 뭐꼬? 싫다!” / 男) “아 그냥, 잠깐 감아 봐라~” / “싫다카이!”
男(화남) “그냥! 눈 좀! 감아 보라고!” / “니 또, 딱밤 때릴라카제? 내가 한두 번 속나!”
그러자 인상 팍 굳은 남친이 상자를 탁 올려놓으며 한 마디- 男) “자! 프로포즈 반지다!”
이건 뭐, 오다가 주웠다, 식으로 프로포즈를 받고 며칠 후 반지 사이즈를 줄이러 백화점에 갔는데,
직원이 “아, 이 반지 주인공이시구나~ 남자분이 한-참 고심해서 고르셨어요.” 이 말 들으니 가슴이 찡하더군요.
그러나 12년 연애 끝에 결혼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.
행여나 홀어머니라고 책 잡힐까 긴장했던 시어머니와 아들 없는 딸부잣집이라고 얕볼까 걱정했던 친정엄마-
하필 두 분이 또 동갑인 까닭에, 상견례장 신경전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였죠.
“요즘은 다들 간소하게 한답니다~” 친정엄마 말에, 시어머니는 “저는 다 받을랍니다~”
그러자 엄마도 “아, 그럼 서로 절차대로 받을 거 받고! 줄 거 주고! 하지요”
가운데 낀 저희는 속이 바싹 탈 지경이었습니다.
그 와중에 궁합이란 게 뭔지, 그조차 안 좋게 나와서 결정타를 날렸죠.
둘이 결혼하면 여자가 평생 남자를 먹여 살려야 되고, 애도 없다나 뭐래나-
친정 부모님은 “이 결혼 반댈세~”하며 드러누웠고, 저흰 졸지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됐습니다.
매일매일이 눈물 바람이었고,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양가를 들락거리며 부모님 설득에 나서서
결국 결혼식장에 들어서던 날, “우리 진짜 결혼하는 거 맞나?” 하며 서로 볼을 꼬집어 볼 정도였어요.
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연애하고 결혼해서 지금, 어떻게 사냐고요?
뭐.. 잠시 공부하는 남편 뒷바라지를 하긴 했지만, 그럭저럭 착실히 돈 잘 벌어다 주고 있고요.
이듬해 태어난 딸도 예쁘게 잘 크고 있습니다.
시어머니와 친정엄마는 서로 “우리 사돈 최고!”를 외치며 의기투합하는 사이가 됐죠.
다만- 무까끼한(사투리예요ㅎㅎ) 경상도 맞벌이 부부라 기념일 챙기긴 물 건너갔습니다.
“어? 어제가 만우절이었네. 그럼 오늘 우리 기념일인데. 뭐 없나? 준비 안 했나?!”
남편) “있기는 뭐가 있노. 니도 까묵어 놓고.”
“남자랑 여자랑 같나! 남자가 알아서 챙기야지”
남편) “야! 결혼은 같이 했는데, 남자만 챙기란 법이 어딨노!”
늘 이런 식이니, 저희는 언제쯤 결혼기념일 한 번 근사하게 챙길 수 있을까요?
그래도 오늘은 제가 안 까묵고 기억을 했는데- 남편은 일하느라 한국에 있습니다.
지금쯤 한밤중일 텐데… 요럴 때 닭살 돋는 말 한마디 해야겠네요.
“자갸~ 내 꿈 꿔래이~ 마, 싸랑한데이~♡”
* 남편이 연애 시절 테이프에 녹음해서 줬던 애청곡 ^^ 이승환의 <화려하지 않은 고백> 신청합니다 *
PS)) 사연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너~~무 감사합니다. 상품까지 주셔서 더더 감사하고요^^ 끝번호 0191입니다.
결혼식을 올린 건 2006년. 대학 동아리 친구로 처음 만난 건 1994년.
친구에서 연인으로, 또 부부로 함께해온 세월이 27년입니다. 그동안 사연이야 말도 못하죠~
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와 여자, 장남·장녀에, 동갑내기라 만났다 하면 티격태격 자존심 싸움을 지겹도록 했습니다.
프로포즈도 마찬가지였죠. 아무 날도 아닌데 웬일로 이 남자가 제가 가보고 싶다 노래 불렀던,
그러나 들은 척도 안 했던 근사한 레스토랑에 데리고 가는 겁니다.
‘웬일이지? 보너스 탔나? 아님, 뭐 죄졌나?’ 별생각을 다 하는데
남자 왈, “내 찌개 좋아하는 거 알제? 나중에 나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만 있으면 된다”
눈치 없는 저는 속으로 툴툴댔죠. ‘아니 이런 데 와서 왜 분위기 깨게 찌개 얘길 하고 난리야..’
그런데 그 와중에 남친이 ”눈 감아 봐라” 그러는 거예요.
“뜬금없이 뭐꼬? 싫다!” / 男) “아 그냥, 잠깐 감아 봐라~” / “싫다카이!”
男(화남) “그냥! 눈 좀! 감아 보라고!” / “니 또, 딱밤 때릴라카제? 내가 한두 번 속나!”
그러자 인상 팍 굳은 남친이 상자를 탁 올려놓으며 한 마디- 男) “자! 프로포즈 반지다!”
이건 뭐, 오다가 주웠다, 식으로 프로포즈를 받고 며칠 후 반지 사이즈를 줄이러 백화점에 갔는데,
직원이 “아, 이 반지 주인공이시구나~ 남자분이 한-참 고심해서 고르셨어요.” 이 말 들으니 가슴이 찡하더군요.
그러나 12년 연애 끝에 결혼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.
행여나 홀어머니라고 책 잡힐까 긴장했던 시어머니와 아들 없는 딸부잣집이라고 얕볼까 걱정했던 친정엄마-
하필 두 분이 또 동갑인 까닭에, 상견례장 신경전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였죠.
“요즘은 다들 간소하게 한답니다~” 친정엄마 말에, 시어머니는 “저는 다 받을랍니다~”
그러자 엄마도 “아, 그럼 서로 절차대로 받을 거 받고! 줄 거 주고! 하지요”
가운데 낀 저희는 속이 바싹 탈 지경이었습니다.
그 와중에 궁합이란 게 뭔지, 그조차 안 좋게 나와서 결정타를 날렸죠.
둘이 결혼하면 여자가 평생 남자를 먹여 살려야 되고, 애도 없다나 뭐래나-
친정 부모님은 “이 결혼 반댈세~”하며 드러누웠고, 저흰 졸지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됐습니다.
매일매일이 눈물 바람이었고,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양가를 들락거리며 부모님 설득에 나서서
결국 결혼식장에 들어서던 날, “우리 진짜 결혼하는 거 맞나?” 하며 서로 볼을 꼬집어 볼 정도였어요.
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연애하고 결혼해서 지금, 어떻게 사냐고요?
뭐.. 잠시 공부하는 남편 뒷바라지를 하긴 했지만, 그럭저럭 착실히 돈 잘 벌어다 주고 있고요.
이듬해 태어난 딸도 예쁘게 잘 크고 있습니다.
시어머니와 친정엄마는 서로 “우리 사돈 최고!”를 외치며 의기투합하는 사이가 됐죠.
다만- 무까끼한(사투리예요ㅎㅎ) 경상도 맞벌이 부부라 기념일 챙기긴 물 건너갔습니다.
“어? 어제가 만우절이었네. 그럼 오늘 우리 기념일인데. 뭐 없나? 준비 안 했나?!”
남편) “있기는 뭐가 있노. 니도 까묵어 놓고.”
“남자랑 여자랑 같나! 남자가 알아서 챙기야지”
남편) “야! 결혼은 같이 했는데, 남자만 챙기란 법이 어딨노!”
늘 이런 식이니, 저희는 언제쯤 결혼기념일 한 번 근사하게 챙길 수 있을까요?
그래도 오늘은 제가 안 까묵고 기억을 했는데- 남편은 일하느라 한국에 있습니다.
지금쯤 한밤중일 텐데… 요럴 때 닭살 돋는 말 한마디 해야겠네요.
“자갸~ 내 꿈 꿔래이~ 마, 싸랑한데이~♡”
* 남편이 연애 시절 테이프에 녹음해서 줬던 애청곡 ^^ 이승환의 <화려하지 않은 고백> 신청합니다 *
PS)) 사연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너~~무 감사합니다. 상품까지 주셔서 더더 감사하고요^^ 끝번호 0191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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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하세요? 오진하, 김소영 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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